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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려견의 밥먹는 태도에서 느껴지는 감정, 말 없는 대화
    4. 식습관,반응 2025. 4. 17. 11:50

    강아지가 밥을 먹는 모습은 단순히 ' 식사하는 장면' 그 이상이다. 

    우리 집 강아지 멍군이는 마당에서 지내는 시간이 대부분이고, 급식기를 통해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의 밥을 먹는다.

    이전에 직접 사료를 줄때는 매일 똑같은 시간에 같은 양의 밥을 주는 게 아니라 식습관이 불안해서 자동 급식기를 선택했다. 

     

    가끔 멍군이가 밥 먹는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사료를 먹는 태도만으로도 그날의 기분이나 심리 상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입맛이 좋을 때와 없을 때, 식기 앞에서 망설이는 순간들, 사료 외에 다른 간식에 반응하는 날 등

    하루하루 식사 반응의 차이를 통해 멍군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내가 직접 관찰한 식사 시간 속 멍군이의 행동과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자세히 기록해 본다.

     

    1. 멍군이의 평소 식사 루틴

     

    멍군이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사료가 급식기를 통해 일정한 패턴으로 식사를 시작한다. 대부분의 날에는 아이들이 녹음한 " 멍군아~ 밥먹어 " 라는 신호가 들리면 사료가 나오고 먹기 시작하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들과 나의 눈을 잠깐 마주치고, 꼬리를 한 번 살짝 흔드는 시선 교환이 있다. " 이제 이거 먹는다? 먹어도 되지?" 라는 질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식사시간은 매일 아침 7시 30분, 저녁 7시 30분에 맞춰져 있고 멍군이는 정확하게 이 시간을 기억하고 있는 듯하다. 급식기의 사료가 없을 때면 사료가 나오지 않아 달려와서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밥이 없으니 달라는 신호겠지?

    직접 사료를 줄 때는 공급되는 양도 일정하지 않았고 시간도 일정하지 않아 정확한 루틴이 없었는데 급식기로 공급을 하다 보니 식습관의 루틴이 생긴 것 같다.

     

    반려견의 밥먹는 태도에서 느껴지는 감정, 말 없는 대화

     

     

    2. 사료를 고르듯 먹는 날이 있다

     

    흥미로운 건 멍군이가 어떤 날은 사료를 매우 천천히, 고르듯이 먹는다는 점이다. 사료를 한 알 한 알 씹으며, 중간중간 냄새를 맡기도 하고, 입에 넣었다가 뱉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처음엔 사료가 문제가 있는 줄 알았지만, 꽤 오랫동안 먹어왔던 사료이기도 했고, 그런 행동을 보이는 날이 정해져 있었다.

     

    이런 행동은 주로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관찰됐다.

    > 집에 손님이 다녀간 다음날

    > 전날 가족 모두가 외출이 길었던 날

    > 산책이 없었던 날

     

    즉, 멍군이가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다음날, 식사 속도가 느려지고 사료를 고르듯 먹는 행동을 보인다는 걸 알게 되었다.

     

    3. 반대로, 사료를 급하게 먹는 날도 있다

     

    특정 상황에서는 멍군이가 사료를 정말 빠르게, 마치 쓸어 담듯이 먹는다. 특히 이런 패턴은 내가 오랜만에 집에 돌아왔을 때, 혹은 간식을 오래 안 주다가 사료만 줬을 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 행동은 단순한 허기 때문이 아니라 " 기다렸어" , "드디어 받았다"는 감정의 표현처럼 보였다. 기분이 좋은 날 내가 계속 말을 걸거나 쓰다듬어주는 상태에서 사료를 주면 멍군이는 급하게 먹는 동시에 꼬리를 세차게 흔든다. 음식 자체보다 나와 함께 있는 상태, 분위기, 내 반응이 멍군이의 식사 속도를 결정짓는 요소라는 걸 알게 됐다.

     

    4. 식사 거부하는 날의 신호

     

    가끔 멍군이가 식기 앞에 앉아 있지만, 먹지 않고 날 쳐다보는 날도 있다. 한두 번은 "배가 안 고픈가?" 싶었지만, 반복되는 행동을 통해 " 지금은 먹을 준비가 안 됐어 "라는 감정 표현이라는 걸 알게 됐다.

     

    특히 이런 날은 외부 소음이 크거나, 낮에 잠을 많이 자서 컨디션이 흐트러졌던 날이었다. 강아지는 몸이 아플 때보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할 때 더 민감하게 식사에 반응한다는 걸 느꼈다. 이럴 때 억지로 먹으려고 하기보다, 옆에 앉아 말없이 기다려 주거나, 조용한 음악을 틀어주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오히려 효과적이었다.

     

    5. 간식을 줄 때와의 반응 차이

     

    재미있는 건, 사료에는 반응이 미지근한 날에도 간식을 들면 바로 귀가 서고, 눈이 커지고, 꼬리를 흔드는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다. 그 차이를 보며 " 맛 " 의 문제도 있겠지만, "보상"이라는 개념이 간식에는 더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꼈다.

     

    간식을 줄 때는 훈련과 함께하는 경우가 많았고, 나와 눈을 맞추거나 칭찬을 들으며 받는 경험이 많았다. 반면 사료는 일상 루틴이다 보니 감정적으로 가벼운 반응을 보이는 듯하다. 하지만 간식 반응이 너무 강하면 사료에 대한 흥미가 줄어들 수 있고 특히 멍군이는 알레르기가 있기 때문에 간식을 멀리하려고 하는 편이다.

     

    반려견의 밥먹는 태도에서 느껴지는 감정, 말 없는 대화

     

     

    반려견의 식사 태도는 단순한 ' 식욕 ' 의 문제가 아니다. 멍군이와 함께 생활하면서 느낀 건, 그날의 감정, 나와의 관계, 하루의 흐름이 모두 식사 행동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천천히 먹는 날, 급하게 먹는날, 아예 입을 대지 않는 날까지 그 모든 변화 속에는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감정들이 숨어 있다.

     

    우리 강아지들은 늘 우리를 관찰하고 있고, 우리가 제공하는 식사라는 루틴 속에서도 스스로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여러분의 반려견은 식사할 때 어떤 태도를 보이나요? 혹시 사료를 남기거나, 너무 빠르게 먹거나, 특정 상황에서 식사를 거부한 적은 없나요? 그때 느꼈던 감정이나 변화를 잘 파악한다면 우리 강아지들의 식습관을 잡고, 간식은 보상이라는 루틴을 잘 만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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