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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더운 여름을 준비하는 멍군이, 짧게 미용하는 이유와 변화된 모습
    5. 환경 변화에 따른 행동 2025. 4. 24. 11:47

    여름이 다가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멍군이의 미용!

    우리 멍군이는 스피츠 견종답게 털이 아주 많고 두껍다. 단독주택 마당에서 생활하다 보니, 실내 에어컨에 의존할 수 없어 햇볕과 바람을 그대로 맞는 상황에서 여름을 버텨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매년 이맘때쯤, 더 덥기 전에 멍군이의 털을 아주 짧게 밀어준다.

    단순히 시원해 보이기 위한 미용이 아니라, 멍군이가 더위를 덜 느끼고 조금 편안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준비다. 한여름에 털이 너무 짧으면 자외선에 노출이 많이 되어 피부가 상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선선한 4-5월쯤 미리 털을 밀어서 여름을 준비하는 것이다.

     

     

    무더운 여름을 준비하는 멍군이, 짧게 미용하는 이유와 변화된 모습

     

     

     

    1. 멍군이의 털, 여름엔 ' 불편함 '이 된다.

     

    스피츠는 보기엔 정말 포근하고 예쁘지만, 더위에 매우 약한 견종이다. 특히 멍군이는 털이 풍성한 편이라 5월이 지나기 시작하면, 햇볕이 강한 시간대에는 늘 그늘을 찾아다니거나 땅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려 있는 경우가 많다.

     

    산책도 아침 일찍 아니면 거부하는 날이 많고, 물을 마시는 횟수도 급격히 늘어난다. 더위가 강해질수록 식욕이 줄어들고, 숨을 헐떡이는 일이 점점 잦아진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털이 너무 많아서 더 힘든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 미용 시기를 매년 앞당기게 된다.

    요즘도 때아닌 더위로 낮시간에는 벌써 힘들어 보이고, 식욕도 겨울과 다르게 줄었다.

     

    2. 미용 전후 멍군이의 행동 변화

     

    짧은 털로 미용을 해주면 멍군이의 행동은 눈에 띄게 바뀐다. 사실 미용 직후 2-3일 정도는 매우 힘든 날을 보낸다. 본인의 온몸을 덮고 있던 털이 사라지는 건 사람에겐 옷을 벗은 듯한 기분이라고나 할까? 소심해지고 숨고 싶어지는 것 같다. 한동안 마당에 있는 본인의 집안에 들어가 있거나, 1층 거실에 들어와 있으면 구석에 숨어서 본인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한다.

     

    이후 어느 정도 털이 없는 상황에 적응이 되면 움직임이 훨씬 가벼워 보이고 활발해진다. 더 이상 그늘에서 가만히 엎드려만 있지 않고, 마당 이곳저곳을 천천히 걸어 다니며 냄새도 맡고, 내가 부르면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는 반응이 더 빨라진다.

     

    숨을 헐떡이는 빈도도 줄어들고, 물을 마시는 속도도 안정된다. 무엇보다, 이전보다 훨씬 표정이 편안해 보인다는 것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변화다. 특히 마당 한편, 햇볕이 반쯤 드는 곳에서도 예전 같으면 절대 가지 않던 멍군이가 짧은 털 상태에서는 천천히 누워있기도 한다. 털이 주는 체열 축적 효과가 정말 컸다는 걸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다.

     

    3. 사람들의 시선, 하지만 멍군이에겐 '쾌적함'이 우선이다

     

    매년 짧게 미용을 하고 나면, 가끔 지인이나 이웃들은 "털을 너무 많이 밀면 안 좋지 않냐?" , "스피츠는 털이 생명인데~"라고 이야기할 때도 있다. 물론 그런 의견도 이해가 된다. 강아지도 털이 있어야 본연의 멋짐을 잘 나타낼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런 의견도 이해한다. 하지만 내가 직접 몇 년간 관찰한 결과, 짧게 미용한 여름과 미용하지 않은 여름의 멍군이는 명확하게 다르다. 덥고 지쳐 있는 멍군이를 보고 있는 것보다, 보기엔 좀 어색해도 활발하고 편안한 멍군이를 보는 게 훨씬 나에게도 안심이 되고, 멍군이에게도 건간한 선택이라는 걸 느낀다.

     

    외모보다는 생활환경과 체온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걸 함께 살아온 시간 동안 충분히 배웠다.

     

     

    미용후

     

     

    4. 미용 전후 내가 신경 쓰는 부분들

     

    짧게 미용한다고 해도, 스피츠의 피부는 민간하고 햇볕에 약하기 때문에 몇 가지는 꼭 신경 써야 한다.

     

    > 한낮 외출 또는 마당 활동 제한

    오전, 오후 시간대만 나가게 하거나, 그늘 공간 위주로 이동.

    아이들이 없는 한낮시간의 더위에는 집안에서 활동하게 한다.

     

    > 그늘막&발 냉각판 설치

    마당에 작은 텐트나 그늘막을 설치하고, 바닥에는 미지근한 물로 적신 발 시원판을 마련해 두었다. 매쉬형 침대도 배치해 두었다.

     

    > 물그릇 2개 이상 배치

    활동 공간이 넓은 만큼, 여러 위치에 물을 배치해 수분 섭취 유도

     

    > 모기, 벌레 대비

    털이 짧아지면 피부가 드러나기 때문에 모기 기피제나 천연 오일을 사용

     

    이런 준비를 같이 해두면, 짧은 미용 상태에서도 훨씬 안전하고 쾌적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미용후 집에오는 길

     

     

    스피츠라는 견종의 특성과 마당 생활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만나면 더위는 단순한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생화 리듬 전체를 흔드는 도전이 된다. 그런 멍군이를 위해 매년 여름이 되기전 나는 짧은 미용을 선택하고, 그에 맞는 생활 환경을 조심스럽게 조정해왔다. 

    겉으로 보기에 털이 없는 스피츠가 낯설어 보일 수도 있지만, 그 모습 속엔 멍군이를 위한 진심이 담겨 있다. 그리고 멍군이 역시 매번 시원한 표정과 편안한 행동으로 그 선택에 응답해 준다.

     

    본인에겐 털이 없다는 게 낯선 경험 일 텐데 잘 적응해 줘서 고맙다. 멍군이 가 유기견으로 우리 집에 처음 왔을 때, 이미 성견이었고 멍군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을 때도 어쩔 수 없이 털을 밀어야만 했던 상황이었다. 스피츠와 같은 이중모견은 털을 밀곤 다시 털이 안 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샵에서 들었을 때 털을 민다는 게 너무 걱정이었다.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도 없었지만 그 낯선 시간을 잘 견뎌줘서, 다시 털이 잘 자라서 감사했다. 미용은 강아지들에게 힘든 경험이지만 멍군이에겐 여름을 잘 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니 이번에도 잘 견뎌주길 바란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혹시 여름철 반려견 미용을 고민하고 있나요? 미용 후 강아지의 행동과 표정을 잘 관찰해 보세요. 아마 작은 변화 속에도 강아지의 감정은 분명히 담겨 있을 테니 그 마음을 알아주는 것만으로 반려견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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